이태윤 Nov 27, 2018 10: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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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더 이전의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와는 다르게 남한산성에서의 47일간의 항쟁과 삼전도의 치욕과 같은 슬픈 역사가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세로부터의 침략은 조선시대 이전에도 무수히 많았고, 우리는 언제나 평화롭게 살고자 했다. 하지만 힘없는 평화는 없다고 했던가. 나라와 나라간의 관계도 자연의 생태계와 같아서, 적자생존의 법칙이 고스란히 적용되는 듯하다. 유럽의 경우 여러 국가들이 조밀하게 모여서 국경을 서로 맞대고 있는 탓에, 전쟁이 매우 잦았다. 프랑스와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 강국 사이에 스위스라는 작은 나라가 끼어져있다. 강국들이 서로를 침략하는 길목에 스위스가 있었기 때문에 이 위치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였으며 스위스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항상 중립을 지켜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힘 있는 평화였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일찍부터 힘없는 평화는 없다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방에 결코 소홀하지 않았다. 이런 스위스의 모습은 조선의 모습과 상당히 대조되며, 지금의 우리도 과거의 조선, 스위스의 역사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 국방력은 하루아침에 강성해지지 않으며,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를 필요로 한다. 국방비에 대한 투자라는 것은 국민들의 세금 부담으로 이루어지겠지만, 끝내 안전이라는 인간의 기본 욕구를 해결해줄 것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평화를 지향하는 민족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이전에는 반드시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평화도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남한산성에서의 47일간의 항쟁 중에 주화파와 척화파가 격렬하게 부딪혔는데, 끝내 주화파의 말을 따라서 인조의 삼배고구두가 있었다. 명나라는 우리에게 선진문물을 전달해주었으며 또한 임진왜란 때도 우리를 지켜준 고마운 나라이다. 이에 우리는 명나라를 사대의 예로 섬기며, 아버지의 나라로 여겼지만 시대가 지나서 명나라는 약소해지고 청나라는 강대해졌다. 강성해진 청나라가 조선에게 군신관계를 요구하게 되었을 때, 조선의 입장은 난처할 수밖에 없다. 버틸 만큼 항전하다가 결국 우리는 항복을 택하였고, 삼전도의 굴욕으로 일단락되게 되는데 만약 이때 우리가 끝까지 항복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조선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지금의 대한민국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남한산성의 항쟁에서 우리는 어떤 피드백을 얻을 수 있을까. 약소해진 명나라를 져버리고 강성해진 청나라에게 빠르게 붙는 것이 우리의 안위에 더 이롭다는, 굉장히 찝찝한 결론에 도달한다. 국가 간의 관계는 매우 간사해서, 지금 당장 좋은 관계를 유지하더라도 서로 반대의 이해관계에서 마주치게 되면 어떻게 변할지 전혀 알 수 없다. 우리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전체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명분과 예우가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과거 정묘호란을 통해서 우리는 깨달았다. 대한민국은 어쩌면, 조금 더 간사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