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국 Dec 03, 2018 20: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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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로 살기로했다.    김수현 저


수많은 베스트셀러 중에서 '나는 나로 살기로했다' 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기 시작한 책이다.
진짜 '나'로 살기 위한 뜨거운 조언들이라 쓰여져있는데 진짜 '나'로 산다는 것이 뭔지 호기심이 들었다.

이 책 뿐만이 아니라, 최근 베스트셀러의 에세이 분야에 올라온 책들을 보면 이와 비슷한 분위기의 책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주로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 대해 얘기하거나, 인간관계 또는 자존감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는데
이른바 '힐링 에세이'라고 하는 이와 같은 에세이 도서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냉담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책을 통해 지친 마음의 위로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에세이 도서에 크게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책에서의 이러쿵 저러쿵 하는 조언들이 너무 뻔할 것이며, 글로 조언하는 건 쉽지만 그대로 사는게 어려우니 인생이 이렇게 힘든게 아니겠어? 하는 생각이 있었다.

오랜만에 손에 쥔 이번 책은 그래서인지 더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
책에서는 ‘나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함께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좋은삶, 그리고 의미있는 삶을 위한 to do list’등과 같이 to do list 형태로 소분류를 나누어,
주제별 에피소드와 작가의 생각, 작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를 담고 있다.

줄 곧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남과 비교했을 때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고,
내 인생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쏟고 상처를 받을 때가 있다.
남들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고자 애써 노력할 때가 있고, 평범한 지금의 삶에 대한 행복을 잊고 살 때가 있다.
이런 모든 순간들에 대해 작가는 나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위해 살아가자 말한다.
우리의 삶에서 1순위는 언제나 '나' 자신이라고,

"애도란 마음의 저항 없이 충분히 슬퍼하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고통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억지로 외면하거나 억누르고 혹은 자신의 마음을 미처 이해하지 못해 자기 자신에게 슬퍼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프로이트는 충분한 애도를 하지 못했을 때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했다."
충분히 슬퍼하는 것 또한 나를 아끼는 것이라는 말에도 공감이 되었다.

어떻게 보면, 책의 내용이 앞서 말했듯 뻔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작가의 글에는 사람에 대한 따스함과 애정이 느껴지고, 위트있는 문체와 일러스트는 친밀감을 더해 조금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이 어느 순간 부터는 한 구절 한 구절 묵직하게 다가와 마음에 박히는 구절들이 많아졌다.
나와 같은 '보통 사람들'에 대해 잘 살아왔다고, 잘 하고있다고, 지금의 나도 참 괜찮다고 따스하게 말을 건낸다.

책을 읽는 동안 나에 대해 다시 한번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딱히 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책에서 받는 위로의 힘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 나를 1순위로 두고 살겠다는 짧은 순간 다짐은 또 잊혀지더라도 마음이 지치는 순간 들추어 보며 위안 받고 싶은 책이다.
책의 말미의 "당신을 위해 쓴 책입니다. 우리, 잘 살아냅시다." 의 말은 뭉클하게 다가오기까지 했다. 우리, 잘 살아냅시다!